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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집 A Weird House]....조선일보(Chosun Daily) 2004. 02. 05


부부만화가 이우일 선현경이 고른 그림책…신비한 집에 숨어 있는 ‘ㄱ’ ‘ㄴ’ ‘ㄷ’

‘이상한 집이네. 슬쩍 들어가 볼까? 과녁, 딱따구리, 딱정벌레, 미역, 박쥐, 벽돌, 복숭아, 사닥다리, 손목, 악어, 호박을 찾아봐.’

이 집은 정말 이상한 집이에요. 호박이 문을 가리고 있어 창문으로 들어가야 하고, 문어가 스물거리며 커튼 뒤에 숨어 있죠. 반짇고리에서 바늘들이 도망다니고, 벽 틈에선 장난감 기차가 폭폭 거리며 나온답니다. 창밖 하늘엔 구름처럼 입술이 떠있고, 천장에선 혓바닥이 날름거리죠.

그뿐이 아니에요. 벽엔 도마뱀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구름을 새장에 담아놓을 수도 있어요. 책 속에선 풀이 자라나고, 주전자는 구름을 내뿜을 수 있답니다. 침대를 꽃밭으로 쓸 수도 있고, 목욕탕을 늪으로 만들 수 있는 정말 이상한 집입니다.

이 이상한 집은 늘 무언가를 숨겨놓고 있죠. 정말 커다란 공룡부터 아주 작은 애벌레 눈까지 구석구석 살펴봐야만 찾을 수 있는 것들을 숨겨놓고 찾으라고 합니다. 그것들을 찾으면서 우리말 자음들도 찾아봐야 하죠. ‘기역’이니 ‘니은’이니 하는 받침들의 소리들도 들어봐야 하고요.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같이 도와주는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빨간 치마에 줄무늬 양말을 신은 여자 아이인데, 수줍음이 아주 많아요. 그래서 얼굴을 보여주지 않죠. 치마 끝자락, 신발 앞자락, 머리 끝자락을 따라다녀야 해요. 그 여자 아이를 따라다니며 이 이상한 집을 둘러보는 사이에 어느 새 봄은 겨울로 바뀌어 있네요.

이 집을 둘러보고 온 후 우리 집도 살펴보게 됩니다. 혹시 우리 집 목욕탕에 고래가 친구들을 데리고 놀러 왔는지도 모르잖아요? 어쩌면 옷장 속에서 자란 토마토로 스파게티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 조선일보 2004/0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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