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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_앙코르왓 Angkor Wat 2 (2013 2.7 - 2.11)

  씨엠립 유적지엔 앙코르왓 이외에도 크고 작은 사원들이 많다. 대표적인 사원들만 대략 둘러보아도 3일 정도는 소요되는데, 대체로 그 양식들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점점 열기가 식는 감이 없진 않다. 하지만 각각 고유의 분위기와 특성이 있어 전용 뚝뚝을 타고 여기 저기 둘러보는 것도 나름 즐거운 일이다. 앙코르 유적은 그리스나 로마의 유적에서 느껴지는 진지함, 형식성과는 사뭇 다른, 기괴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물론 순박한 진지함도 포함해서 말이다. 지구 전체를 대표하는 문명이나 되는 양 이제 너무 일반화된 이미지들로 지루해진 서구의 문명과는 다른 문명들을 접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설렘이 있다. 지구는 다양한 종족이 모여 사는 별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우는 데다가 그 다양한 종족들이 창조한 모든 문명이 동등하게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게 되는 느낌이다.

  캄보디아 사람들을 내가 현재 눈앞에 보고 같이 숨쉬고 있는 동시대 사람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예전의 유적들을 보며 간접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갑자기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그럼 오늘을 사는 우리는 과연 후세에게 어떤 유산을 남겨서 우리가 창조하고 누렸던 문명을 유추하도록 할 수 있을까. 혹시 아무것도 남길 만한 것이 없진 않을까. 사실, 현재의 사람들은 늘 과거만을 집착하고 향유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럴만한 것이, 개인적으론 과거에 비해 현재의 문명이 확연히 더 발전했다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전기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것, 유리나 철강 등의 재료들을 쓰기 시작함으로써 좀 더 현대적인 외관을 갖추었다는 것 이외에는 삶의 방식이나 가치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자면 어쩌면 과거는 청년기와 같은 ‘문명 창조’의 시기였고, 오늘날은 그 창조된 문명을 살짝 다듬어 그 형식을 세련되게 다듬는 노년기와 같은 ‘문명 향유’의 시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여행의 말미가 되니 몸 여기저기가 고장나기 시작한다.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넘어오는 시점부터 설사병에 시달렸는데, 언제부터는 눈이 침침하더니 큰 눈곱이 한 덩어리씩 끼기 시작한다. 거기다 돌부리에 걸리는 바람에 엄지발가락이 삐어 걷기가 시원찮다. 그래도 무사히 캄보디아 일정을 모두 마치고 다시 방콕으로 돌아간다. 앙코르 유적지를 제외하고는 캄보디아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구경해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다보니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외모와 정서, 입맛 등이 꽤 다정하고 편안하게 다가온다. 그 무뚝뚝한 불친절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제 방콕으로 돌아가면 다시 비행기를 타고 그야말로 마지막 여행지, 푸켓으로 날아갈 것이다. 아름다운 해변의 도시 푸켓에서 푸욱 쉬면서 여행의 여독을 풀고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다. 꿈만 같다. 이 여행이 끝나간다는 사실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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