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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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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_푸켓 Phuket (2013 2.12 - 2.16)

  방콕에서 푸켓으로 비행기로 이동, 도착하니 늦은 저녁이다. 푸켓은 세계적인 휴양지니 물가가 방콕보다 한 수 위다. 공항에서 까론비치의 호텔까지 가는 택시비에서 벌써 주눅이 든다. 방콕에서 미리 예약해 놓은 호텔은 도착해보니 기대 이상으로 무척 쾌적했다. 해변에서 도보 5분 정도의 거리라 교통이 불편한 푸켓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푸켓에는 여러 개의 비치들이 있는데 각각 그 분위기가 좀 다르다. 푸켓의 대표적 비치이자 유흥과 쇼핑의 중심지인 빠똥, 그리고 내가 머문 비치는 까론인데 조용하고 한적한 비치로 주로 썬배드에 누워서 휴양하는 사람들이 많다.

  도착한 다음날 일찍 일어나 해변으로 걸어 나갔다. 밝고 한적한 분위기의 해변에 도착하니 드디어 휴식을 위한 휴양지에 왔구나 싶어 가슴이 벅차오른다. 썬배드를 하나 빌려 누웠다.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다 졸다가 책 읽다가 음료를 홀짝거리다가를 무한 반복한다. 뭐 이런 천국이 있을까....나도 이제 늙었다. 힘들게 종종거리며 다니는 여행보다는 이런 휴양이 필요했던 게다. 해변에서 질리도록 뒹굴다가 어스름할 즈음 숙소로 어슬렁어슬렁 걸어 들어간다. 샤워를 마치고 이제 씨푸드를 먹으러 갈 참이다. 푸켓은 당연히 해산물이 풍부하고 씨푸드가 다양하다. 시장에서 해산물을 사고 지척의 식당에서 요리를 해 주는 곳이 있다. 일반 식당보다는 값도 저렴하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 좋다.

  푸켓의 부속섬인 피피섬을 다녀왔다. 유람선으로 섬 둘레를 먼저 한 바퀴 돌고 섬에 내려준다. 새하얀 모래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 피피는 그 명성처럼 아름답다. 간단히 스노클링을 즐기고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작은 섬에 사람이 너무 많다. 휴양지의 제1조건은 한적함이지 싶다. 사람이 넘쳐나기로는 빠똥비치도 못지않다. 특히 밤에는 빠똥비치 전체가 환락가로 변하는 느낌이다. 여자들이 가슴을 드러내는 건 기본이고 트랜스잰더들이 거리를 활보한다. 40줄의 나이에도 이런 장면들을 직접 목격하면 정서적 충격이 있다.

  푸켓은 해변 이외에는 별로 볼거리가 없다고들 하는데, 그래도 관광객만 득실거리는 해변 말고 원주민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 썽태우(트럭형 미니머스)를 타고 푸켓타운으로 나가봤다. 일단 날씨가 너무 덥다. 그늘이 아니고선 걷기 힘들 정도로 땀이 줄줄 흐르는데, 근처에 뛰어들 바다도 없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해 여기도 특별히 볼거리가 있진 않다. 다만 몇몇 로컬 식당들에서 여기 사람들이 일상으로 먹는 간단한 식사들을 맛보았다. 그리고 시장에서 난생 처음 본 열대 과일들을 잔뜩 사서 숙소 냉장고에 넣고 차례차례 맛본다. 여기를 떠나기 전까지 다 먹어치울 수 있을까.

  푸켓에서 휴양다운 한적함과 여유를 누렸고,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여행을 마무리하는 아쉬움과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안도감이 교차하지만 사실, 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가 아직 되지 않은 것 같다. 여행중에도 나름 치열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지만 일상을 살면서 필요한 치열함과는 종류가 또 다르다. 내가 과연 다시 일상의 치열함 속으로 파열 없이 잘 합류할 수 있을까. 여행도 일종의 현실 도피이지 싶다. 작년 연말 전시를 끝내고 도망치듯 나온 여행, 인도와 네팔, 캄보디아, 태국 등지를 두루 돌아다녔지만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은 여행이 끝나는 지금 시점에도 여전한 듯하다. 잠시 정서적 환기가 된 듯 하지만 돌아가서 또 일상에 묻히면 거의 다 휘발되어 버릴테다. 그래도 채우고 비우고를 반복하다 보면 켜켜이 쌓이진 못하더라도 부지불식간에 그 통로가 넓어져 있을 지도 모른다.
Lee  :  아 시원해~ 잘읽었엄~~! 길고 잘쓴글 수고많았엉~ 2014/03/16
비야  :  감사...이 긴글을ㅠ 내가 나중에 읽고 추억하려고 여행기는 나름 자세하게쓰려공^^;;돌아서면 까먹잖우...우리 나이가ㅎ 201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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