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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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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_베를린 등 (2011 6.5-6.8 / 6.12-6.14)

 
  에든버러에서 비행기를 타고 밤늦게 도착한 베를린, 숙소는 포츠다머 광장 근처에 있었다. 광장엔 크고 웅장한 현대적 건물들이 즐비했다. 도착한 첫날은 도시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고, 특히 구 동독 시가지에 있는 베를린대성당 돔 위에서 내려다 본 조망이 무척 아름다웠다. 갑자기 몰려온 먹구름과 번개가 장엄한 풍경에 한몫을 더했다.
저녁 무렵에 애써 찾아간 라인 강변의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독일 아이스바인은 삶은 돼지고기와 저린 양배추로 만든 독일 전통음식이라고 하는데, 강을 바라보며 맥주와 먹는 맛은 여행의 고단함을 잊게 하는 즐거움이었다.

  베를린 화랑가를 둘러보니 먼저 들렀던 런던에 비해 훨씬 활발하게 전시들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화랑들이 즐비한 스트리트들도 잘 형성되어 있어 많은 수의 화랑에도 불구하고 둘러보기에 훨씬 수월했다. 갤러리 분위기와 사람들의 분위기가 활기차서 좋았다. 독일 사람들은 타 유럽에 비해 훨씬 씩씩하며 개성이 뚜렷하고도 솔직한 것 같다. 중앙역근처 함부어거 갤러리(Hamburger Gallery)와 그 근처 화랑가가 무척 젊고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져서 인상적이었다.

  오후 늦게 찾아간 빌헬름카이저 교회 신관의 내부는 무척 놀라웠다. 내부가 푸른색의 작은 유리 입방체로 채워진 일종의 현대적 스테인드글라스로 벽면이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들이 꼭 디지털 픽셀처럼 느껴지고 그 앞에 매달린 현대적 예수상과 어울려 현대교회 건축의 전형적인 모델을 보는 듯했다. 고전의 우아함, 웅장함과는 또 다른 감동을 주는 놀라운 광경이라 나도 모르게 숙연해졌다. 감동과는 별개로 시원하고도 어둑한 교회 내부에 앉아 있으니 더운 도시를 걸어 다닌 피로함이 몰려와 한 30분을 계속 앉아서 깊이 졸았던 것 같다.
정신을 차리고, 베를린에 사는 한국 교민이 적극 추천한 교회 근처의 남녀혼탕 사우나에 결국 도전해 보기로 했다. 아침에 숙소를 나서는 순간부터 갈까 말까 무척 망설여져 하루종일 가슴에 돌덩이를 얹은 듯했는데, 그래도 여행의 독특한 경험이 될듯해서 큰맘을 먹은 것이다. 시설이 무척 좋았고,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더욱 좋았다. 오랜만에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니 온 몸이 녹아들듯 너무 행복했다. 동양인이 온 경우는 드물었는지 사람들이 좀 힐끗거리긴 했지만 뭐, 각오한 바다. 여기는 대학생처럼 보이는 젊은 이성 친구들끼리 와서 함께 담소하며 목욕을 하는데, 무척 생경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건전해보이기도 하고 좋아 보였다. 특유의 향기가 났었던 습식 사우나의 촉촉함이 잊혀지질 않는다. 그리고 목욕 후의 광장 분수 앞에서의 시원한 맥주 한잔....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저녁이었다.

  유대인박물관은 건물부터가 독특하고도 멋졌고, 내부 전시방식 또한 최첨단을 지향하는 듯했다. 시시해보이지 않기 위해서 모든 자본과 아이디어를 쏟아 부은 느낌이다. 구성이나 전시 디스플레이 방식은 처음 접하는 첨단의 방식과 다각적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유럽여행을 통해 느낀 것은 난 역사에 대한 공부와 이해가 무척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난 사실 돈 들여가며 고생스레 여행 다니지만 얕은 지식으로 겉핥기식으로 보고 다니는 것일게다.

  프랑크푸르트와 뒤셀도르프의 미술관, 갤러리들도 짧은 일정으로 둘러보았는데, 독일은 각 도시마다 꽤 공고한 미술의 장을 형성하고 있고, 어느 도시든 좋은 전시들이 열리고 있는 것 같아서 부럽기도 하고 한동안 머물면서 여기저기 진득이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좋은 전시들을 베를린보다 뒤셀도르프와 프랑크푸르트에서 본 것 같아 만족스럽다. 서구인들은 에너지와 스케일 면에서는 확실히 동양인들에 비해 걸출한 것 같다. 자기 속내에 든 것이 대단하던 아니던 자기식대로 과감히 표출해내는 용기와 뻔뻔함도 그렇고 말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한 시간 남짓 거리의 뤼데스하임에서 유람선 관광을 시작했다. 배를 타고 라인강을 서서히 따라가면서 정류장마다 사람들을 승하차 시켰다. 양쪽의 강변 언덕으로는 중세에 만들어진 다양한 성들을 구경할 수 있고, 예쁜 집들을 구경할 수 있다. 그 유명한 로렐라이 언덕도 지나친다. 이건 뭐 유명세만큼은 별반 특별할 것이 없었다. 장장 4시간동안 배를 탔고, 갑판에 올라가서 고요하게 물길을 가르는 배의 앞머리에서 평화로운 음악을 들으며 유람했다. 이국적인 풍경이 끝없이 펼쳐지는 강을 따라 언제 다시 이리도 천천히 만끽 수 있을까. 날씨만 좀 더 화창했어도 풍경도 더 낭만적으로 보였을 테고 나도 더 즐거웠을 텐데 아쉽다.

  독일에 사는 한국인들, 즉 타국인들의 삶의 만족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꽤 높다고 들었다. 독일 민족 특유의 정확함과 원칙주의가 그렇게 느끼도록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고, 독일인들은 마치 한국인처럼 겉으로 보기엔 무뚝뚝하지만 생각 외로 정 깊은 구석이 있다고 한다. 물가도 다른 유럽국에 비해 낮고 말이다. 아무튼, 도시 어느 구석도 아기자기한 맛은 없지만 시원스러운 단호함이 느껴져서 호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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